몸은 시간을 어떻게 알까: 야간근무와 생체시계

야간근무 기간과 심혈관 위험의 관계를 다룬 2장 40번을 보충하는 글입니다. 해당 항목이 수치를 정리한다면, 이 글은 그 배경에 있는 생물학적 원리를 설명합니다.

우리 몸은 정말 지금이 몇 시인지 알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야간근무를 오래 해서 익숙해지면 괜찮아진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1. 뇌에는 실제로 시간을 재는 중추가 있다

시상하부에는 약 2만 개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작은 영역인 시교차상핵〈SCN〉이 있습니다. 온몸의 시계를 조율하는 중심 시계입니다.

시간을 재는 원리는 시계 유전자의 되먹임 고리입니다. CLOCK과 BMAL1이라는 단백질이 PER과 CRY 유전자의 전사를 활성화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PER·CRY 단백질이 쌓이면, 이번에는 자신들의 생성을 시작시킨 단백질을 억제합니다. 이 단백질들이 분해되고 나면 다음 주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한 바퀴에 약 24시간이 걸립니다.

즉, 바깥을 관찰해 시간을 추측하는 장치가 아닙니다. 빛도 시계도 사회적인 시간 단서도 없는 방에 있어도 리듬은 계속됩니다. 다만 정확히 24시간 주기는 아니어서 조금씩 어긋납니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이런 일주기 리듬의 분자 기전을 밝혀낸 세 연구자에게 돌아갔습니다.

2. 빛으로 시계를 맞추는 경로는 사물을 보는 경로와 다르다

망막에는 영상을 만드는 세포뿐 아니라 멜라놉신이라는 색소를 가진 광수용 세포도 있습니다. 이 세포들은 빛의 정보를 시교차상핵에 전달합니다.

따라서 빛으로 생체시계를 맞출 수 있는지와 사물을 의식적으로 볼 수 있는지는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빛을 시각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빛에 일주기 리듬이 동조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3장 2번에서 주말에도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습관과 아침 햇빛을 함께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 시계는 하나가 아니다

간, 장, 심장, 지방조직에도 각각 말초시계가 있습니다.

중심 시계에는 빛이 중요한 시간 단서입니다. 말초시계에는 식사 시각도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낮에 활동하는 일상에서는 낮에 빛을 보고 낮에 먹으므로 이 단서들이 대체로 일치합니다. 평소에는 별도의 시계들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4. 야간근무는 시계들을 서로 어긋나게 할 수 있다

야간근무자도 낮의 빛을 보고 가족·사회생활에 참여합니다. 이런 단서들은 중심 시계를 바깥의 낮과 밤에 맞춰 두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반면 생물학적 밤에 먹고 일하며 대사를 활성화하면 다른 리듬은 야간 일정 쪽으로 끌려갑니다.

이를 일주기 리듬 불일치라고 합니다. 문제는 잠을 몇 시간 덜 자는 것뿐 아니라, 몸속의 시간과 실제 생활 일정이 맞지 않는 데에도 있습니다.

5. 오래 한다고 완전히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고정 야간근무라면 결국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6개 연구를 종합한 문헌고찰은 고정 야간근무자의 멜라토닌 분비 리듬을 살펴봤습니다. 멜라토닌 리듬은 몸속 시계의 상태를 파악하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완전히 적응한 사람은 3% 미만, 상당한 수준으로 적응한 사람도 4분의 1 미만이었습니다.

오래 근무했다고 적응이 보장되지는 않았습니다. 낮의 빛과 주간의 사회생활이 시계를 계속 낮 시간대로 되돌리기 때문입니다.

출처: Folkard S〈2008〉. Do permanent night workers show circadian adjustment? A review based on the endogenous melatonin rhythm. Chronobiology International. https://doi.org/10.1080/07420520802106835

6. 수면 부족이나 생활습관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근거

야간근무자는 잠을 덜 자고, 불규칙하게 먹고, 스트레스를 더 받거나 흡연을 더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건강 차이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구분해야 합니다.

실험실에서는 시간의 불일치를 좀 더 엄밀하게 살필 수 있습니다. Scheer 등의 2009년 연구에서는 성인 10명이 10일간 실험실에서 생활했습니다. 연구진은 하루를 28시간으로 정해 수면과 식사가 생체시계의 여러 시점을 거치도록 했습니다. 하루 네 번 식사했고, 섭취 열량은 일정했습니다.

행동 일정과 생체시계가 약 12시간 어긋났을 때 다음 변화가 보고되었습니다.

  • 포만감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렙틴 17% 감소.
  • 인슐린이 이미 22% 늘었는데도 혈당 6% 상승.
  • 코르티솔의 하루 분비 리듬 역전.
  • 평균 동맥압 3% 상승.
  • 수면효율 20% 감소.

분석할 자료가 충분했던 8명 중 3명은 10일의 실험 중 식후 혈당이 당뇨병 전단계 범위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측정된 혈당 수치에 관한 결과이며, 지속적인 당뇨병이 생겼다는 진단은 아닙니다.

열량이 통제되었으므로 단순히 많이 먹어서 생긴 결과로 볼 수 없습니다. 관찰연구에서 흔히 섞이는 생활습관 차이 외에 일주기 리듬 불일치 자체가 대사·심혈관 변화에 관여함을 뒷받침합니다. 다만 수면효율도 달라졌으므로 수면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출처: Scheer FA, Hilton MF, Mantzoros CS, Shea SA〈2009〉. Adverse metabolic and cardiovascular consequences of circadian misalignment. PNAS, 106〈11〉, 4453–4458. https://doi.org/10.1073/pnas.0808180106

7. 시도해 볼 조정: 식사를 가능한 한 낮으로 모으기

식사 시각이 말초시계를 맞추는 단서라면, 밤에 일하더라도 주로 낮에 먹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무작위 대조시험〈등록번호 NCT02291952〉은 건강한 20명에게 모의 야간근무를 시켰습니다. 한 집단은 많은 야간근무자처럼 밤과 낮에 모두 먹었고, 다른 집단은 낮에만 먹었습니다.

주요 결과 보고서에서 밤에도 먹은 집단은 중심 리듬과 말초의 혈당 리듬이 어긋났고 내당능이 나빠졌습니다. 낮에만 먹은 집단에서는 두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험의 심혈관 지표를 분석한 2차 연구에서는, 밤에 먹은 집단의 심장 미주신경 조절 지표 pNN50이 25.7%, RMSSD가 14.3% 낮아졌습니다. LF/HF는 5.5%, 혈전 형성과 관련된 PAI-1은 23.9% 높아졌습니다. 낮에만 먹은 집단에서는 이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원자료는 LF/HF를 교감신경과 미주신경의 균형을 반영하는 지표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참가자는 20명뿐이고, 실제 야간근무자의 장기 건강을 본 것이 아니라 모의 야간근무 실험입니다.

6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관련 무작위시험은 4개만 발견했습니다. 공복 인슐린과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된 연구도, 그렇지 않은 연구도 있었습니다. HDL 콜레스테롤은 네 연구 모두 변화가 없었습니다. 식후 혈당은 밤에 식사와 간식을 먹는 방식보다 10.75시간의 야간 공복을 유지하는 방식에서 더 나았습니다. 저자들도 시험 수가 적어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현재의 결론은 제한적입니다. 야간근무 중 식사를 낮에 집중하는 방법을 뒷받침하는 무작위시험은 있지만, 근거는 아직 얇습니다. 추가 비용이 꼭 들지는 않지만, 실천 가능성은 직무와 개인 사정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은 빛을 이용해 시계 자체를 움직이는 방법입니다.

출처: Chellappa SL 등〈2021〉. Daytime eating prevents internal circadian misalignment and glucose intolerance in night work. Science Advances. https://doi.org/10.1126/sciadv.abg9910; Chellappa SL 등〈2025〉. Daytime eating during simulated night work mitigates changes in cardiovascular risk factors: secondary analyses of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Nature Communications. https://doi.org/10.1038/s41467-025-57846-y; Wulandari F 등〈2026〉. Cardiometabolic status among shift workers under meal time regulation: 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Nutrition and Health. https://doi.org/10.1177/02601060261464874

8. 생체시계를 야간근무에 맞춰 옮길 수 있을까

원리상 가능하고 실제 실험에서도 성공했습니다. 다만 보통 실내조명보다 훨씬 강하고 잘 통제된 빛이 필요합니다.

Czeisler 등의 1990년 연구는 젊은 남성 8명이 일주일간 밤에 일하는 두 조건을 비교했습니다.

대조 조건의 야간 조명은 약 150럭스였습니다. 럭스는 조도의 단위로, 보통 실내가 100~200럭스 정도일 수 있습니다. 6일 연속 야간근무를 해도 체온 최저점은 새벽 3시 30분 무렵에 남았습니다. 체온 최저점은 생체시계의 위상을 나타내므로, 시계가 거의 움직이지 않은 셈입니다.

중재 조건에서는 밤에 7,000~12,000럭스의 강한 빛을 제공하고 낮에는 거의 완전히 어두운 곳에서 재웠습니다. 나흘 뒤 체온 최저점은 오후 3시 가까이로 옮겨져 거의 반나절 이동했습니다.

출처: Czeisler CA, Johnson MP, Duffy JF, Brown EN, Ronda JM, Kronauer RE〈1990〉. Exposure to bright light and darkness to treat physiologic maladaptation to night work.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22〈18〉, 1253–1259. https://doi.org/10.1056/NEJM199005033221801

함께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조건

밤의 빛이 충분히 밝아야 합니다. 보통 형광등 아래에서 일하는 것은 위 실험의 대조 조건에 가깝습니다. 중재에는 적절한 광치료 장비 등으로 제공하는 훨씬 밝고 통제된 빛이 사용되었습니다.

낮에 자는 곳은 충분히 어두워야 합니다. 암막 커튼과 수면 안대가 도움이 됩니다. 실험은 밤의 강한 빛과 낮의 거의 완전한 어둠을 함께 적용했지, 둘 중 하나만 고르지 않았습니다.

퇴근길의 아침 빛도 관리해야 합니다. 원자료는 시계를 되돌리는 빛을 줄이기 위해 선글라스를 권합니다. 다만 이동과 운전에 필요한 시야는 충분히 확보되어야 합니다.

같은 빛도 언제 받느냐에 따라 작용 방향이 다릅니다. 체온 최저점 이전의 빛은 시계를 늦추고, 이후의 빛은 앞당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야간근무를 마친 뒤의 아침 햇빛이 밤새 빛으로 유도한 변화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실험실에서 가능한 일정이 일상에서는 어렵다

실험실에서는 일주일의 외출과 일정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실제 근무자는 쉬는 날 낮에 생활하고, 아이를 데려오고, 가족을 만나고, 볼일을 봐야 합니다. 주간 생활로 돌아갈 때마다 시계가 다시 끌려갑니다. 앞선 문헌고찰에서 고정 야간근무자의 완전 적응이 3% 미만이었던 배경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현실에서는 완전히 뒤집기보다는, 일할 때 각성을 유지하면서 쉬는 날도 감당할 수 있도록 일부만 옮기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측정된 개선 정도

11개 연구의 메타분석에서 광치료는 교대근무자의 총 수면시간을 약 32.5분 늘리고 수면효율을 약 2.91%포인트 높였습니다. 효과가 보고된 범위는 900~6,000럭스, 매일 밤 최소 1시간이었습니다.

간헐적인 강한 빛을 사용한 다른 실험실 연구에서는 멜라토닌 분비와 예정된 수면시간이 겹치는 구간이 중재군 4.90시간, 대조군 2.62시간이었습니다〈P=0.002〉. 마지막 야간근무에서 대조군에 나타난 인지 수행 저하는 중재군에서 억제되었습니다. 다만 저자들은 실제 야간근무자에게도 검증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출처: Zhao C, Li N, Miao W, He Y, Lin Y〈2025〉.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n light therapy for sleep disorders in shift workers. Scientific Reports. https://doi.org/10.1038/s41598-024-83789-3; Lammers-van der Holst HM 등〈2021〉. Efficacy of intermittent exposure to bright light for treating maladaptation to night work on a counterclockwise shift work rotation. Scandinavian Journal of Work, Environment & Health. https://doi.org/10.5271/sjweh.3953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

시계를 맞추면 장기적인 심혈관질환 위험도 줄어들까요? 여기 소개한 시험들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합니다.

불일치가 해로울 수 있다는 결과가, 다시 맞추면 야간근무가 안전해진다는 반대 명제를 입증하지는 않습니다. 쉬는 날마다 시계를 되돌리는 생활의 장기 영향도 이 연구들에서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식사 시각 연구는 대사·심혈관 위험 지표까지, 빛 연구는 수면과 수행능력까지 다뤘습니다. 실제 발병이나 사망의 감소까지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9. 관련 항목

  • 야간근무 기간과 심혈관 위험: 2장 40번.
  • 밤샘 뒤 수면 회복: 2장 39번.
  • 수면시간과 규칙적인 생활: 2장 13번.
  • 아침 빛과 주말에도 같은 기상 시간: 3장 2번.